[비즈인천] 인천광역시 시립박물관 야외 전시장에는 높이 2미터, 무게 2.5톤이 넘는 거대한 철제 종(鐘)이 전시돼 있다. 한눈에 봐도 잘생긴 종이지만, 어딘지 한국의 전통 종들과는 다르다.

이 종은 중국 허난성(河南省)의 절에 있던 것으로, 안내판 제목은 이렇게 적혀 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이곳에 왔나’ 이 종은 이경성(李慶成) 초대 인천시립박물관장이 1945년 박물관 개관 작업을 하면서 부평의 일본 육군조병창에서 실어 온 것이다.

조병창은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이 무기를 만들기 위해 부평에 설치한 군수물자 제조 시설이었다. 일제는 무기 제조에 필요한 금속을 확보하기 위해 한반도는 물론 중국 각지에서도 자원을 대대적으로 수탈했는데, 그렇게 모인 쇳덩이들이 전쟁 말기 조병창에 산더미처럼 쌓였고, 이 종은 그 속에 보석처럼 묻혀 있었다.

중원(中原)의 고즈넉한 산사(山寺)를 지켜야 할 송나라 종이 인천 송도 청량산 자락 박물관 뜰에 놓이게 된 것은, 그 자체로 기구한 운명이라 할...